<이카, 루즈> 1권

J NOVEL의 5번째 한국 라이트노벨 작품 <이카, 루즈>


이 작품에 관해서 먼저 지적하고 싶은 것은 광고 문제다.


책의 광고라는 건 독자들에게 호기심과 구매 욕구를 자극해야만 한다.
광고에서 책의 모든 것을 다 보여 주지 않는 것은 호기심을 유발하기 위해서지만 마치 우리집 창고 안의 금송아지마냥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는다면 독자들은 구매 욕구를 전혀 갖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광고는 세게관의 일부와 캐릭터의 일부, 작품이 나아갈 방향성의 일부 등을 독자에게 정보로 제시하지만 이 작품의 광고는 놀랄정도로 정보가 없으며 작품 내의 문구로 위의 정보들을 짐작하기가 매우 어렵다.


J NOVEL쪽 광고가 SEED NOVEL에 비해 영 독자를 자극하지 못한다는 느낌은 계속 가져왔지만....
이정도면 아무래도 광고가 안티.


광고 안티(?) 덕택에 그렇게 큰 호응을 받진 못한 작품이지만 감상 요약은 무척 괜찮다이다.

개인적으로 액션물 편식취향이라 그 외의 장르는 <미얄의 추천>외에는 딱히 모으는 작품이 없는데 모아볼까 생각이 드는 작품.


이야기는 인간과 이종족이 서로 어울려 사는, 대부분의 인간은 인식하지 못하지만 그러한 비일상이 지극히 정상인 지구.
그 지구 위의 한 나라 한국에서 하루만에 직장에서 짤리고 남친에게 차인 20대 여성 이카가 우연을 가장한 필연을 통해 자신의 봉인된 정체성을 찾고 원래의 직업으로 되돌아와 인간과 이종족 간의 문제를 해결하며 봉인된 더 많은 기억에 접근하는 것이다.


강력한 힘을 가진 주인공이 기억과 함께 힘을 잃고 있었다가 어떤 계기로 그것을 되찾는다는 내용은 일종의 정석과도 같은 구도지만 이 작품에서 이카가 기억을 찾는 과정엔 이카를 제외한 주변 사람들은 모두 사실을 알고 있는데 모른척한다는 것, 이카가 힘을 되찾는 과정이 작품의 포인트가 아니라는 점 등이 있어 이것이 '정석'과의 차별성이 될 수 있겠다.


이 작품은 세계관의 설명에 대해선 비교적 불친절하다.

무대는 인간과 이종족이 어울려 살아가는 현대의 한국이지만, 등장 인물들의 전혀 한국적이지 못한 이름과 비교적 불친절한 배경 묘사로 인해 무대를 금방 파악하긴 어렵다.
인간과 어울려 살아가는 다양한 이종족들의 뒤에는 꽤나 거대한 설정이 깔려있지만 그것에 대해 이런저런 설명해주지도 않는다.

하지만 꽤나 불친절함에도 불구하고 작품을 읽다 보면 작품에 깔린 거대한 세게관을 예상할 수 있게 되는데, 이런 부분은 작가의 역량을 칭찬할 만 하다.
거대한 세계관을 설명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작중 인물의 입을 빌려 이러쿵저러쿵 복잡하게 설명하는 방법인데 이런 방법을 쓰지 않고도 세계관을 작품에 녹여내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이러한 세계관 속에서 벌어지는 이카의 해결사 에피소드는 모두 5개로 나뉘어 옴니버스 식으로 배치되어 있다.
개인적으론 '네버랜드의 신부'편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피터 팬 이야기를 지독하게 비틀어 놓았지만 왠지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이 가는 비꼼이랄까.

 

by 푸치코 | 2008/10/20 01:27 | 라이트노벨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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