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24일
DJMAX TECHNIKA
아케이드용 리듬 게임의 시초는 코나미의 1997년작 '비트 매니아'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리듬 게임 자체의 시초를 따진다면 PS로 나온 '파라파 더 랩퍼'를 드는게 일반적이다)
그리고 10여년이 지났다.
열광적인 절정기도 있었지만 절정기는 금세 끝나버린다.
그리고 절정기가 끝나고 정체기로 들어서면서 리듬게임에도 혁신이 필요하다는 결론은 금세 찾아오게 된다.
이미 콘솔 기기에서는 코나미식 방식을 어느 정도 탈피한 신선한 리듬게임들이 인기를 얻고 있는 상태였다.
그리고 2008년 코나미에서는 'Jubeat'를 내놓았고 펜타비전에서는 이 'DJMAX TECHNIKA'를 내놓게 된다.
둘 다 거의 예상하지 못했던 혁신적인 등장이었다.
리듬 게임의 전성기 이후 아케이드의 정체기가 찾아오자 굉장히 다양한 방면으로 시도하던 '비마니'의 가지를 다 쳐내고 꾸준히 인기가 있는 몇 비마니 게임을 안전 중심의 전략으로 운영하고 있었던 코나미이니만큼 이제 와서 새로운 형식의 '비마니'를 내놓는다는건 놀라운 일일 수 밖에 없었다.
한편 펜타비전의 경우는 더더욱 놀라운 일이었다. 일본의 아케이드가 정체기라고 한다면 한국의 아케이드는 사실상 사망 선고를 받았다고 해도 무방한 상태이다. 그 정도로 한국의 아케이드 게임시장은 쇠퇴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과거 EZ2DJ의 제작진으로써 국내의 그 어떤 게임제작자들보다도 한국 아케이드의 현실을 잘 알만한 펜타비전의 제작자들이 새로운 프로젝트를 아케이드 게임으로 기획했다는 건 전혀 에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이 두 게임은 모두 '새로운 조작방식'을 홍보 모토로 들고 나왔다.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코나미가 '비트 매니아'에서 확립한 기존의 음악게임 조작 체계를 기반으로 하는 게임들은 이미 매니아 중심의 발전을 통해 초보자가 들어가기는 조금 어려운 진입 장벽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전혀 새로운 조작 체계를 내세운다면 기존의 매니아와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이 동등까지는 아니여도 어느 정도 비슷한 위치에서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펜타비전에게는 오랜 기간 끌어온 '비트 매니아'식의 리듬게임 방식에 대한 특허권 침해 소송이 코나미의 승리로 끝났고, 그에 따라 기존의 방식으로 아케이드 리듬게임을 제작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다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그렇게 이 두 가지 게임은 세상에 나타났다. 그리고 디제이맥스 테크니카는 나오자마자 큰 돌풍을 일으키며 유명 게임센터들을 점령해 나가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과연 이 테크니카는 어떤 점들을 가진 게임인 것일까?
1. 조작방식과 게임성
일단 조작방식에 있어서 외견상으로는 NDS의 '응원단'과 공개소프트 Mixwaver][의 스캔모드를 생각나게 한다.

스샷으로는 판단하기 힘들지만 실제로 저 왼쪽의 판정선이 움직인다.
터치스크린 방식과 노트의 외견은 응원단을 연상케 하고 오른쪽으로 흘러가는 스크롤에 노트를 미리 찍어 놓고 판정선이 그 위를 움직이게끔 한다는 점은 믹스웨이버 2의 스캔모드를 연상케 한다.
물론 이건 외견상의 이야기고 실제로는 다른 게임성을 가지고 있다. 필자는 응원단은 동영상으로 접한 게 전부라 뭐라 말할 수 없지만 양쪽 다 해본 사람들의 말로는 전혀 다른 게임이라고 보는게 맞다는 평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이 게임은 터치스크린으로 조작하는 게임이지만 건반 게임의 게임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꽤 신선하게 느껴진다. 물론 터치 스크린으로 건반 게임의 게임성을 재현하는건 무척 어려운 일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상당히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2. 음악성
디제이맥스 음악팀의 음악은 이미 검증된 수준이니 딱히 부연을 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주목할 만한 건 외부 아티스트 영입 부분인데....
클래지콰이, 허밍아반스테레오, 슈가도넛, BJJ, 가리온,O15B 등 대중성을 만족시키면서도 매니아들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아티스트를 영입한 것은 칭찬할 만 하다.
한편 대중성에 중점을 두면서 약해지기 쉬운 테크노 계열의 음악을 보강하기 위해 인지도 높은 일본 동인음악 아티스트인 츠카사와 높은 인지도와 명성을 가진 게임음악 아티스트 호소에 신지를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성을 보이기도 한다(비트매니아 투디엑스의 팬이라면 샘플링 마스터 메가라는 이름으로 호소에 신지를 기억할 것이다)
리듬 게임이 성공하려면 훌륭한 오리지널 곡도 중요하지만 라이센스곡의 선정도 중요하다.
라이센스곡의 인지도도 인지도거니와 얼마나 그 게임의 분위기에 부합하느냐가 중요한데 그 점에선 합격점이다.
특히 대중성과 매니아성을 모두 내포한 이미지 코드로 클래지콰이를 선택한 것은 훌륭하다.
3. 그래픽
화려하고 수준 높은 bga는 디제이맥스 테크니카에서 가장 큰 점수를 주고 싶은 부분이다.
EZ2DJ 구작의 bga가 엄청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적 제약을 장인정신으로 극복했다면 테크니카에서는 이러한 제약을 벗어던지고 화려한 bga를 선보인다.
* 아쉬운 점
디제이맥스 테크니카가 훌륭한 게임인 건 사실이지만 분명 아쉬운 점은 있다.
1. 간단한 조작, 매니악한 게임성, '어려운' 게임 - 어떤 유저층을 잡을 것인가?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디제이맥스 테크니카가 '새로운 조작방식'을 들고 나온 데엔 코나미의 특허권 문제도 있겠지만 정체 상태에 들어선 리듬게임계에서 신규 유저를 확보하려는 목적도 있을 것이다.
터치스크린이라는 조작방식은 이런 면에 부합한다. 하지만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이 게임은 터치스크린을 사용하는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건반게임의 게임성을 가지고 있으며 비교적 매니악하다.
즉, 직관적인 리듬감각만으로는 게임을 플레이하기 힘들며 건반 게임이 그렇듯이 음악을 숙지하고 음악 내의 노트와 대응하는 키음을 잡아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한 것이다.
물론 매니악한 게임성만으로 신규 유저 배려에 실패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게임은 사실 너무 어렵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음악을 숙지하지 않으면 플레이가 어려운 데다 화면에 그려진 노트의 배열도 어느정도 숙지할 필요가 있는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체력 게이지가 굉장히 엄격하다. 이 엄격함은 마치 EZ2DJ 1ST나 EZ2DANCER 1ST를 보는 듯 하다.
게다가 체력 게이지가 다 떨어지면 얄짤없이 중도에 게임이 닫혀버리기 때문에 심리적 충격이 더 크다.
이 어려움은 사실 매니아 유저들에겐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매니아 유저들은 속성상 아무리 어려워도 돈을 집어 넣으며, 그 어려움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즐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 유저들은 어떨까?
보통 일반 유저들은 체감적 난이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조금이라도 어렵다 싶으면 쉽게 동전을 넣지 못한다.
게다가 그들에게는 한 곡을 깨기 위해 게속해서 돈을 집어넣어야 할 만한 이유도 없다.
그런 점에서 부주의하면 첫 판에서 죽기 쉬운 이 게임의 난이도는 일반 유저들에겐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아쉬움이 든다.
물론 라이트 모드는 있다. 하지만 라이트 모드와 파퓰러 모드의 난이도 격차가 대단히 커서 라이트 모드를 전곡 다 깬다고 해도 파퓰러 모드 첫판의 레벨 3,4짜리에서 죽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다.
일반 유저를 단순히 끌어들이는 것 만이 중요한 게 아니다. 끌어들인 일반 유저를 매니아 유저로 변화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려면 라이트 모드에서 파퓰러 모드로 건너가는 사이에 뭔가 완충작용이 필요하지 않을까?
팝픈뮤직의 챌린지 모드에서의 두판 보장, 비트매니아 투디엑스의 세분화된 게이지 시스템, DDR의 스테이지별 게이지차이(첫판은 무척 후하고 뒤로 갈수록 엄격해짐) 등의 완충요소를 생각해볼 때 아쉬운 점이다.
2. 너무 짧다 - 아쉬운 시간배려
테크니카의 각종 인터페이스에서 유저에게 주어진 시간은 거의 30초로 고정되어있다. 너무 짧다.
곡 고르는 시간 30초.....곡 수를 볼 때 짧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모든 곡에 미리듣기가 지원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짧다.
카드 이름 새기는 데에 주어지는 30초는 더욱 짧다. 몇 글자까지 새길 수 있는지 확인하고 내가 원하는 이름이 가능한지 확인하면 이미 이름 새기기도 빠듯해진다. 카드네임 수정이 불가능하다는 걸 감안할 때 가혹하다.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것도 유저배려 측면의 일환으로써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3. 곡 배열방식 - 굳이 대세를 거스를 필요가 있는가?
테크니카의 곡 배열 방식은 기존 EZ2DJ의 방식을 따르고 있다. 스테이지별로 곡이 정해져 있고 한 스테이지에 있는 곡을 다른 스테이지에서 할 수는 없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고전적인 방식으로 지금에 와서 굳이 이 방식을 따를 필요가 있는가 하는 의문은 든다.
EZ2DJ도 올송커맨드가 보편화되면서 전곡리스트 배열이 당연시되고있고 펌프 및 여타 다른 게임들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비트매니아 투디엑스는 앞 스테이지에서는 곡 제한이 있지만 마지막 스테이지에서는 전곡을 플레이 가능한 방식이니 비슷하다.
하지만 사실 이 부분은 추후 플래티넘 크루 서비스 등으로 인해 변화될 수도 있는 부분이므로 깊게 걸고 넘어질 필요는 없을 듯하다. 그냥 이런 세세한 부분에도 아쉬움이 생기려면 생길 수 있다는 것 정도?
결론 - 완벽하진 않아도 가능성을 안은 게임
이런저런 칭찬도 했고 아쉬움을 지적하기도 했지만 잘 만든 게임이다.
훌륭한 산출물을 뽑으려면 그만큼의 투입이 필요하다는 걸 잘 보여주는 게임이랄까.
특히 한국 아케이드의 현실을 생각해 볼 때 이런 게임 자체가 나오는게 어려운 일이고 펜타비전의 도전정신에 박수를 보낸다.
더불어서 이 게임은 온라인을 통해 패치 및 변화가 가능한 게임인 만큼 지금의 모습이 전부라고 보기도 어렵다.
현재는 완벽하진 않아도 많은 가능성을 안은 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한국에서는 물론 외국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기를 리듬게임 팬으로써 내심 바란다.
# by | 2008/11/24 11:33 | 트랙백 | 덧글(7)





특히나 라이트모드와 파퓰러모드, 파퓰러모드와 테크니컬모드의 난이도 차이는 체력 게이지의 조절 문제로 일축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은 몇몇 보완해야 할 점이 보이지만
충분히 가능성이 보이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
(난 catch임;;)
몰라도 첫판 레벨2짜리에서 죽은 기억은 트라우마로 남을 듯
지금보니 너무 조잡하다...좀 잘 만들걸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