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트슨 - <갑각 나비>

오트슨님의 <갑각 나비>는 유명한 작품이다.

완결조차 되지 않은 이 인터넷 연재 소설이 오트슨님에게 '비출판계의 이영도'라는 별명을 가져다 주었다는 말은 유명하다
더불어서 미완결로 연재 종료되고 인터넷상에서 사실상 사라졌기 때문에 더더욱 전설로 남아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우연히 읽을 기회가 생겨 읽게 되었지만 사실 이 작품에 대해 감상을 쓰는 건 어려운 일이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미완결작이기 때문이다. 미완결작이라고 해도 최종부분만 남겨놓은 채로 미완결된것도 아니고....말 그대로 중간에서 뚝 끊어먹었다 음.

그래서 작품 자체에 대한 감상보다는 오트슨님이 이후 내놓은 첫 출판작 <미얄의 추천>과의 관련을 떠올리며 간단하게 글을 쓰는걸로 감상을 대신하도록 하겠다.

사실 <갑각 나비>는 <미얄의 추천>의 전신이라고 봐도 될 정도로 관련지을 만한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내용누설 있을 수 있음

<갑각 나비>는 고딕소설이다.
<미얄의 추천>에서도 고딕을 표방했지만 이쪽은 여러 가지 면에서 고딕성을 완화한 편이고.....
<갑각 나비>는 소재와 분위기 모두 고딕성을 잘 드러내고 있다.

정상적인 사고와 감정을 가진 사람은 단 한사람도 없다고 생각되는 등장인물들.
식인, 살인, 근친성애, 뒤틀린 욕망 등 역겹고 자극적인 소재들.
성의 지하실이나 어두운 숲 속, 공동묘지 등의 장소로 대변되는 폐쇄적이고 음침한 분위기.

'왼손'을 이용해서 '치유의 능력'을 발휘하는 괴이한 인물 '레이즈'
그는 자신의 능력으로 사람들의 '상처'를 치료하지만 '들어가는 곳이 있으면 나오는 곳이 있다'라는 그의 말처럼 그의 치유는 반드시 더욱 뒤틀린 무언가를 동반하게 된다.

사람들의 소망을 이루어주는 동시에 사람들의 뒤틀리고 기괴한 욕망을 끌어내는 괴인 레이즈의 행보와 그를 저지하기 위해 그의 행보를 쫓는 자매의 이야기는 사용자의 소원을 이루어주지만 동시에 반드시 기괴한 희비극을 연출하게 되는 아망파츠와 그것을 파괴하기 위해 뒤를 쫓는 미얄의 모습을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또한 <미얄의 추천>에 등장했던 캐릭터들의 전신이라 부를만한 캐릭터들도 등장한다.
소심하고 얌전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추악한 욕망을 갖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앞뒤 가리지 않는 추진력을 보이는 밀가스트 백작은 민오의 전신이며 소녀와 여왕의 두 가지 이미지로 독자를 매료시키는 '세계의 지배자' 로바나 엔쥴로스는 미얄의 전신이라고 해도 이상치 않다.

이야기 전개 형식면에 있어서도 오트슨님 특유의 방식을 엿볼 수 있으며 이는 이후 <미얄의 추천>에서도 다시 접할 수 있는 것들이다
아무것도 아닌 듯한 단어들이 한두개씩 내던져지면서 결국엔 맞물려 독자로 하여금 무릎을 치게 만드는 구성.

여하튼 오트슨님을 좋아하고 <미얄의 추천>을 읽어봤으며 이 작품을 어떻게든 구할 수 있다면 한번 읽어보길 권하는 작품이다.
오트슨님의 스타일이 무엇이며 미출판작에서 출판작으로 옮겨가면서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받아들였는지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작품이다.
단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역겨운 소재와 뒤틀린 욕망이 주를 이루는 고딕소설이기 때문에 취향이 갈릴 것이라는 점에는 유의.

by 푸치코 | 2009/03/07 10:08 | 미디어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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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아미 at 2009/05/16 20:45
이 ... 잉어!
Commented by 카야렌 at 2009/05/20 23:23
오오 비출판계의 이영도님이라니...
한 번 읽어봐야겠내요.

아, 그리고 다녀갑니다! (링크추가~)
Commented by J_KID at 2009/06/28 04:18
오트슨님의 <미얄의 추천>은 군대에 있을때 동기에게 책을 빌려서 읽은적이 있는데,꽤 재미있게 읽었었죠.덕분에 그분의 <갑각 나비>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가지로 들은 기억이 있는데,리뷰글은 처음 읽어보네요 ^^;;;; 잘 읽고 갑니당~
Commented by 카리 at 2009/07/27 01:46
소설을 싫어하는 사람이긴 한데..

만약 진짜 오랫만에 소설을 접한다고 한다면...

어떤소설이 좋은지 잘 모르겠네요.

혹시 추천할만한게 있으신가요?
Commented by 푸치코 at 2009/07/28 11:33
기본적으로 싫어하신다고 해도 어느정도 취향이 있으실텐데 그걸 알기 전엔 힘드네요 ;ㅁ;
저같은경우 극단적인 취향에 따라 글을 읽는 사람인지라 ㅠㅠ
Commented by 아미 at 2009/09/16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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